― 유기·유실견 증가와 보호소의 구조적 한계,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 하루 평균 75마리의 반려견이 공공 보호소에 신규 등록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수치는 단순히 통계 그 이상입니다.
그 하루하루 속에는 집을 잃은 강아지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강아지들, 그리고 묵묵히 구조와 보호를 감당하고 있는 보호소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한때는 사랑받았을 존재들이지만, 이제는 구조 요청 번호로, 입소 코드로 불리는 이 아이들의 이야기.
지금 우리가 외면한다면, 내일은 더 많은 아이들이 ‘잃어버린 이름’으로 살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1. ‘유기’와 ‘유실’의 경계가 흐려진 사회
우리는 종종 '강아지를 잃어버렸다'는 말을 안타까움으로 받아들이고, '버렸다'는 표현엔 분노를 담습니다.
하지만 현실 속 현장은 그렇게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습니다.
- 잠깐 문이 열려있던 사이 뛰쳐나간 반려견
- 장기 입원이나 이사 등 현실적 이유로 보호를 포기한 보호자
- 충동 입양 후 감당할 수 없어 방치된 강아지들
이 모든 경우가 현재 보호소를 채우고 있는 반려견들의 모습입니다.
‘유실’은 실수, ‘유기’는 고의라고 단정할 수 없을 만큼,
우리 사회의 보호 시스템과 인식은 아직 미성숙한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2. 보호소는 포화상태, 구조는 언제나 부족
전국 공공 동물보호센터의 포화율은 이미 100%를 넘어선 곳이 대부분입니다.
민간 보호소나 임시보호 가정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1마리라도 더 구조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현실은
- 협소한 공간
- 부족한 인력
- 의료·급식비 부담
- 기초 훈련 미비로 인한 입양 어려움
등 복합적인 문제로 인해 결국 장기 보호 → 건강 악화 → 안락사 선택이라는 슬픈 결말을 반복하게 만듭니다.
보호소 직원들 역시 한계 상황 속에서 소진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게 도착했어요.”
“또 하나의 칸이 비어버렸어요.”
이런 말들은 단지 공간이 부족하다는 게 아니라, 하나의 생명이 또 기회를 잃었다는 안타까움을 담고 있습니다.
3. 입양 문화 개선, 선택 이전에 책임을 묻다
우리가 반려견을 가족으로 맞이하는 순간,
그 존재는 장난감도, 취미도 아닌 ‘하루 세끼와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가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입양이 감정적 충동, 외모 중심 선택, 기르는 데 필요한 시간·비용·책임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SNS의 귀여운 영상, 외모 중심 견종 유행, 유튜버의 반려동물 콘텐츠 등을 통해
강아지를 ‘사고 싶은 감정’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실제로 끝까지 책임지는 보호자 수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입양은 사랑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매일의 선택과 책임의 연속입니다.
그 책임을 준비하지 않은 입양은 곧 유기의 전조가 될 수 있습니다.
4.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구조’가 완성된다
현재 보호소 시스템은 몇 가지 근본적인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 일관된 정보 공개 부족 (견종, 성격, 건강상태 등 입양 정보 부족)
- 연계병원/후원 시스템의 미약
- 임시보호자에 대한 인센티브 부족
- 민간·공공 보호소 간 데이터 연동 미비
결국 보호소에서 구조된 강아지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는
정부의 체계적 데이터 관리, 사회의 공적 자원 연계, 기업의 사회적 참여가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최근엔 일부 지자체와 스타트업이 협력해 ‘AI 기반 유실견 자동 매칭 시스템’,
‘입양 전 반려 시뮬레이션 앱’, ‘지역 임시보호 네트워크 플랫폼’ 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은 실험적 단계에 머물러 있고 전국적 확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5. 작지만 가장 확실한 행동, 내 반려견부터 지키는 것
우리는 구조에 나설 수 없을 수도 있고, 보호소에 봉사 갈 여유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내 강아지를 한 번 더 확인하고,
산책할 때 줄을 꼭 착용하고,
반려견 등록과 인식표를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한 생명이 유실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주변에서 강아지를 입양하고 싶어 하는 지인이 있다면,
“예쁘니까 키워봐”라는 말 대신
“한 생명을 책임질 준비가 되었는지 생각해보라”는 조언이 훨씬 더 필요한 시점입니다.
구조란 ‘어디선가 멋지게 나타나 구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책임을 다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6. 돌아가지 못한 아이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지만 큰 일
공공 보호소에 하루 75마리씩 들어온다는 통계는 75개의 슬픈 이야기와 같은 숫자입니다.
그중 몇 마리는 다시 가족을 만나 돌아가기도 하겠지만,
그보다 더 많은 아이들은 그렇게 이름도, 기억도 없이 사라질 것입니다.
그 현실을 바꾸는 방법은 단 하나.
우리가 ‘나 하나쯤은’이라는 생각을 멈추고,
‘내가 먼저’ 책임지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 작은 실천들이 모이면, 언젠가는 매일 75마리가 아닌
0마리의 유기·유실견 뉴스가 들려오는 날이 올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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